요즘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뜨겁습니다.
아니, 뜨겁다 못해 거대합니다.
시가총액은 수천억 달러를 넘나들고,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죠.
이 모든 수요는 단 하나의 사실에 기반합니다.
'블록체인 생태계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문득 근본적인 질문이 떠오릅니다.
그 생태계, 진짜일까요?
이 모든 논쟁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아집니다.
블록체인은 닷컴 버블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튤립 버블로 끝날 것인가?
한쪽은 광기 어린 거품 뒤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비극.
다른 한쪽은 똑같이 미친 거품이었지만, 세상을 바꿀 인프라를 남긴 혁명.
블록체인은 지금 그 갈림길 위에 서 있습니다.
1. 블록체인이 '튤립 버블'이라는 주장
이 주장은 생각보다 설득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현실에 기반하니까요.
먼저, 내재가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튤립 구근의 가치가 희귀성과 색깔이라는 주관적 기준으로 결정됐던 것처럼,
수많은 디지털 자산의 가격은 '커뮤니티의 믿음' 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실용적 가치나 현금흐름이 없는 자산.
그 가격은 누군가 더 비싸게 사줄 것이라는 기대감뿐입니다.
생태계는 또 어떤가요.
코인으로 코인을 사고,
그 코인을 담보로 또 다른 코인을 빌리는 무한 루프.
현실 경제와 연결되지 않은 채,
내부에서만 맴도는 자금의 흐름.
전형적인 투기 버블의 특징입니다.
야심 차게 등장했던 DeFi 서비스들은 해킹과 복잡성에 발목 잡혔고,
시장을 뒤흔드는 건 실체 없는 밈코인들의 광기입니다.
이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그저 이 거대한 카지노의 포커 칩일 뿐입니다.
게임이 끝나면, 칩의 수요도 함께 사라지겠죠.
2. 닷컴 버블의 길을 걷고 있다는 반론
하지만, 다른 그림도 보입니다.
지금의 혼란이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성장통이라는 주장입니다.
닷컴 버블은 수많은 IT 기업을 파산시켰습니다.
하지만 그 광기는 전 세계에 인터넷 광케이블을 깔았습니다.
사람들은 Pets.com의 실패를 비웃었지만,
그들이 깔아놓은 인프라 위에서 아마존과 쿠팡이 탄생했습니다.
인프라가 먼저, 애플리케이션은 나중입니다.
지금의 버블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고속도로를 닦고 있습니다.
수많은 알트코인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블록체인의 처리 속도, 보안, 안정성이라는 핵심 인프라는 치열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튤립 버블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현실 세계와의 연결'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인터넷의 TCP/IP나 HTTP 같은 존재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이 새로운 고속도로 위에서 '가치'가 안정적으로 오고 가게 만드는 핵심 프로토콜이죠.
RWA(실물자산 토큰화)는 닷컴 시대의 '아마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국채, 뉴욕의 빌딩, 기업의 매출 채권 같은 '실물 상품'을,
이 새로운 고속도로 위에 올려 거래하려는 첫 번째 시도입니다.
'내재가치 없는 투기'라는 튤립 버블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움직임입니다.
블랙록, JP모건, 피델리티.
월스트리트의 거인들이 이 새로운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튤립 구근을 사지 않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금융 인프라의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결론: 운명을 가를 변곡점
블록체인은 지금 튤립 버블의 투기적 광기와,
닷컴 버블의 인프라 구축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그 최종 운명을 가를 변곡점은 단 하나입니다.
'실물 경제와의 연결에 성공하느냐'.
만약 블록체인이 계속 닫힌 생태계 안에서만 머문다면,
그 끝은 21세기형 튤립 버블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자산들이 이 새로운 디지털 고속도로 위를 달리게 된다면,
고통스러운 버블 뒤에 세상을 바꾼 인프라를 남긴 닷컴의 길을 따르게 될 겁니다.
우리는 지금, 그 역사가 결정되는 순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술의 운명은 기술 자체가 아닌,
우리가 그 기술로 어떤 문제를 푸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암호화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다시 보게 된 이유 - 실물 경제 (1) | 2025.06.22 |
---|---|
레이디움(Ray) 2025년 현황과 전망 (5) | 2025.06.20 |
에어로드롬(AERO) 2025년 현황과 전망 (3) | 2025.06.19 |
Useless 토큰 ($USELESS) 분석과 전망 (1) | 2025.06.15 |
포켓 네트워트(POKT) - Web3 인프라의 미래를 엿보다 (2) | 2025.06.14 |